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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자가 실제로 굴려본 업무도구·업무 자동화 기록

공유폴더 권한을 한 번에 정리하려다 업무가 멈췄습니다

읽는 시간 약 10분

누가 어디까지 볼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네 개 법인이 공유폴더 하나를 같이 씁니다. 프로젝트 자료, 정산 자료, 마케팅 자료가 법인 구분 없이 한 드라이브에 얹혀 있고, 폴더는 늘어나는데 권한은 그때그때 “이 사람 이 폴더 열어주세요”로 처리해온 세월이 몇 년입니다. 그러다 재무 자료가 들어 있는 폴더를 신입 직원이 열 수 있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됐습니다. 누가 잘못한 게 아니라, 상위 폴더에 준 권한이 하위 폴더까지 내려간다는 걸 권한을 준 사람도 몰랐던 겁니다.

그래서 권한 전체를 한 번에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첫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정리한 다음 날 오전에만 “폴더가 안 열린다”는 연락을 세 번 받았고, 반나절 만에 절반을 원래대로 되돌렸습니다. 이 글은 그 실패의 원인과, 두 번째 시도에서 바꾼 순서를 남기는 기록입니다. 저는 개발자가 아니라 여러 법인의 재무와 경영 지원을 맡는 실무자이고, 권한 관리도 결국 실무자 몫으로 떨어지는 일 중 하나입니다.

권한 정리 다음 날 받은 문의 세 건과 반나절 원복, 조사에 든 시간을 정리한 도해

정리 전에 먼저 한 일: 현재 권한을 표로 뽑기

권한 정리는 지우는 일보다 현재 상태를 아는 일이 먼저입니다. 폴더별로 누가 어떤 권한을 갖고 있는지 목록을 뽑아봤습니다. 폴더 트리를 돌면서 권한 항목을 긁어 표로 만드는 작업 자체는 자동화가 잘 됩니다. 사람이 폴더를 하나씩 우클릭해서 확인하는 건 수백 개 폴더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이 단계는 폴더 권한을 한 번에 뽑아낼 도구나 관리자 권한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저희는 마침 폴더 트리를 돌면서 권한 항목을 긁어오는 방법이 있어서 표를 하루 안에 만들 수 있었는데, 이 도구나 권한이 없으면 첫 단계부터 사람이 폴더를 하나씩 열어봐야 하고, 그러면 수백 개 폴더 앞에서 이 작업 자체가 시작도 못 합니다.

뽑아놓고 보니 상태가 생각보다 나빴습니다.

  • 퇴사한 직원의 계정이 권한 목록에 그대로 남아 있는 폴더가 있었습니다.
  • 같은 팀인데 사람마다 접근 범위가 달랐습니다. 먼저 입사한 사람이 더 넓은 권한을 갖고 있는 식입니다.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때그때 열어준 이력의 차이였습니다.
  • 그룹 권한과 개인 권한이 한 폴더에 섞여 있어서, 그룹에서 빼도 개인 권한으로 계속 접근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속 문제가 있었습니다. 신입 직원이 재무 폴더를 열 수 있었던 것도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상위 폴더에 준 권한은 별도로 끊지 않는 한 새로 만드는 하위 폴더에 계속 내려갑니다. 권한을 준 시점에는 그 아래에 민감한 폴더가 없었는데, 몇 달 뒤 누군가 그 안에 정산 폴더를 만들면 권한이 자동으로 따라붙는 구조입니다. 폴더를 만든 사람도, 권한을 준 사람도 잘못한 게 없는데 결과는 사고인 상태가 됩니다.

이 표를 만드는 데 하루가 안 걸렸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권한 표 작성부터 일괄 적용 실패와 원복, 사유 조사 후 재시도까지의 단계 도해

첫 번째 실패: 이상적인 구조를 먼저 그리고 한 번에 적용했습니다

표를 보고 나서 저는 이상적인 권한 구조를 먼저 그렸습니다. 법인별 최상위 폴더를 나누고, 팀 단위 그룹을 만들고, 개인에게 직접 준 권한은 전부 걷어내고 그룹으로만 관리한다는 그림입니다. 구조 자체는 지금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틀린 건 적용 방식이었습니다.

주말에 개인 권한을 일괄 제거하고 그룹 권한으로 교체했습니다. 월요일 오전에 연락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 외주 정산 담당자가 정산 폴더를 못 열었습니다. 그 사람은 팀 그룹에 없었고, 예전에 개인 권한으로 열어준 케이스였습니다. 제가 걷어낸 “예외”가 사실은 필요해서 열어준 권한이었습니다.
  • 한 직원은 자기 팀 폴더는 열리는데 그 안에서 다른 팀과 같이 쓰는 하위 폴더가 안 열렸습니다. 공동 사용 폴더의 존재를 표에서 보고도 의미를 몰랐던 겁니다.
  • 자동으로 돌아가던 백업 작업 하나가 권한 오류로 멈춰 있었습니다. 사람 계정만 생각했지 작업용 계정은 목록에서 신경도 안 썼습니다.

월요일 하루 동안 문의 대응과 원복에 쓴 시간이 반나절이었습니다. 더 나쁜 건 되돌리는 작업도 정확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원래 상태의 권한 표를 뽑아두긴 했지만, 급하게 되돌리다 보니 원래 없던 권한을 넓게 열어준 폴더가 생겼습니다. 사고를 수습하면서 더 느슨해진 겁니다. 이건 몇 주 뒤 두 번째 정리 때 표를 다시 대조하다가 발견했습니다.

여기서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권한 표에서 “왜 이 권한이 있는지 설명이 안 되는 항목”은 지워도 되는 항목이 아니라, 사연을 아직 모르는 항목입니다. 둘은 완전히 다릅니다. 퇴사자 계정처럼 사연이 끝난 게 확실한 항목과, 사연을 모르는 항목을 같은 취급으로 일괄 삭제한 것이 첫 시도의 실패 원인이었습니다.

외부 도구 도입도 검토했다가 접었습니다

권한 정리를 전문으로 하는 외부 서비스나 감사 도구를 붙이는 방법도 찾아봤습니다. 다만 이런 도구는 대부분 사용자 규모가 훨씬 큰 조직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저희처럼 네 개 법인을 합쳐도 규모가 크지 않은 곳에는 설정하고 익히는 데 드는 시간이 실제로 아끼는 시간보다 더 클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표를 뽑고 사람이 사유를 확인하는, 도구 없이도 되는 방식으로 정리했습니다.

두 번째 시도: 지우는 대신 기록하고, 막는 대신 예고했습니다

되돌린 뒤 순서를 바꿨습니다.

단계첫 시도두 번째 시도
예외 권한 처리일괄 제거항목마다 사유를 물어서 기록
적용 시점주말에 한 번에폴더 묶음별로 나눠서, 사전 공지 후
문제 발생 시개별 문의 대응되돌리는 절차를 먼저 정해두고 시작

특히 효과가 있었던 건 사유 조사였습니다. 설명 안 되는 권한 항목을 목록으로 만들어 각 담당자에게 “이 폴더 접근이 지금도 필요한가”를 물었습니다. 답을 받는 데 일주일 넘게 걸렸지만, 이 과정에서 지워도 되는 권한과 지우면 안 되는 권한이 갈렸습니다. 퇴사자 계정과 답이 “필요 없다”로 온 항목만 지웠는데도 전체 예외 권한의 절반 이상이 정리됐습니다.

적용도 한 번에 하지 않았습니다. 법인별 최상위 폴더 묶음 하나를 바꾸고 이틀을 지켜본 뒤 다음 묶음으로 넘어갔습니다. 바꾸기 전날에는 해당 폴더를 쓰는 사람들에게 “내일 권한 구조가 바뀌며, 안 열리는 폴더가 있으면 바로 알려달라”고 공지했습니다. 같은 문제가 생겨도 첫 시도와 체감이 달랐습니다. 예고 없이 막히면 사고지만, 예고하고 막히면 조정 과정입니다. 실제로 두 번째 시도에서도 못 여는 폴더 문의가 두 건 나왔는데, 당일에 그룹 소속만 고쳐서 끝났습니다.

그리고 남긴 예외는 전부 한 파일에 적었습니다. 누구에게, 어느 폴더를, 왜, 언제부터 열어줬는지. 이 파일이 있으면 다음 정리 때 같은 조사를 반복하지 않아도 됩니다. 권한 정리가 실패하는 이유는 기술이 아니라, 예외의 사연이 사람 머릿속에만 있기 때문입니다.

첫 시도와 두 번째 시도의 권한 정리 방식을 항목별로 비교한 도해

요청을 바로 열어주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룹 원칙에는 대가가 따랐습니다. 예전에는 요청이 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열어줬는데, 지금은 그룹에 넣을지 예외로 처리할지를 먼저 판단해야 해서 처리 시간이 조금 늘었습니다. 급한 요청에는 이 판단 한 단계가 성가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 판단을 건너뛰면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아서, 지금은 이 한 단계를 그대로 두고 있습니다.

다른 관리자나 상사에게 이 작업을 설명할 때는 “권한을 없애는 작업이 아니라 왜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권한을 찾아내는 작업”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설명하고 나서야 권한을 뺏긴다고 오해하던 반응이 줄었습니다.

정리하고 나서 정한 운영 규칙

  • 권한은 그룹으로만 주고, 개인에게 직접 주는 경우는 예외 파일에 사유와 날짜를 같이 적습니다.
  • 분기에 한 번 권한 표를 다시 뽑아서 예외 파일과 대조합니다. 표에는 있는데 파일에 없는 항목이 새로 생긴 미기록 예외입니다.
  • 퇴사자 처리 절차에 “공유폴더 권한 회수”를 항목으로 넣었습니다. 계정 비활성화와 권한 회수는 별개라는 걸 이번에 확인했습니다.
  • 사람 계정과 작업용 계정을 표에서 구분해 관리합니다. 작업용 계정 권한을 건드릴 때는 해당 자동화가 멈추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이 규칙들은 저만 아는 상태였던 걸 문서로 만들어 꺼냈습니다. 권한을 요청받는 사람이 저 혼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른 관리자가 예전 방식대로 개인 권한을 열어주면 구조는 다시 무너집니다. 규칙 문서를 공유하고 나서도 예전 방식의 요청이 몇 번 왔고, 그때마다 “그룹에 넣는 방식으로 처리했다”고 회신하면서 자연스럽게 방식이 옮겨갔습니다. 권한 체계는 만든 날이 아니라, 새 요청이 새 방식으로 처리되기 시작한 날부터 유지된다고 보는 게 맞았습니다.

권한 구조를 새로 그리는 데 든 시간보다, 잘못 적용한 걸 되돌리고 사유를 조사하는 데 든 시간이 세 배쯤 길었습니다. 순서를 반대로 했으면, 그러니까 조사를 먼저 하고 적용을 나중에 했으면 되돌리는 시간은 훨씬 짧았을 겁니다. 공유폴더 권한 정리는 폴더 작업이 아니라 사람들의 업무 방식을 조사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지금도 분기마다 표를 다시 뽑아 대조하는 일이 남아 있어서, 이 작업이 완전히 끝났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처음처럼 하루 만에 전부 뒤엎으려는 시도는 다시 하지 않을 겁니다. 폴더 권한은 쌓인 이력이 있는 만큼, 정리하는 쪽도 그 이력을 확인하는 시간을 같이 들여야 한다는 걸 이번에 확실히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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